

시대를 초월하여 전해지는 야메차(八女茶)의 매력
일본에서 손꼽히는 차(茶) 생산지인 후쿠오카 야메(八女). “야메차”의 전통을 현대에 전하는 젊은 주역들이 야메차에 담고 있는 마음에 대하여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후쿠오카의 명산품으로 알려진 “야메차”. 오쿠야메(奥八女)에는 야메차의 발상지로 전해지는 “레이간지(霊巌寺) 절”이 있으며, 야메의 문화로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차의 역사를 더욱 깊이 알 수 있다. 일교차가 심한 산간부가 중심이 되는 지리적 특색으로 인하여, 야메는 일본 굴지의 차의 산지로 꼽히고 있다. 같은 종류의 나무이더라도 재배 방법과 제법에 따라서 센차(煎茶)와 가부세차(かぶせ茶), 교쿠로(玉露), 맛차(抹茶), 반차(番茶) 등 다양한 종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교쿠로(玉露)로 정평이 나 있는 야메에서는 그 생산량도 항상 전국 상위권.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전국 차 품평회 출품차 심사회”의 “교쿠로 부문”에서 야메산의 교쿠로는 제68회부터 제74회까지 농림수산대신상을, 21년 연속으로 교쿠로 “산지상(産地賞)”을 수상. 선명한 녹색과 부드러운 맛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급 품질의 “야메전통 교쿠로”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세계 탑클래스의 요리인들이 탄성을 자아낼 정도의 품질이 되었다.
짚을 엮어서 만든 “스마키”라고 불리는 자연 재료를 사용하여 채집이 끝날 때까지 덮어두는 제법은 옛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야메의 재배 방법으로 교쿠로와 맛차 등에 사용되는 차에 사용된다. 이러한 손이 많이 가는 옛 기술이 남아있는 지역은 일본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이며, 야메차가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야메차의 전통과 품질을 지키는 일

오이타현(大分県)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야메시(八女市) 호시노무라(星野村)는 표고가 높으며, 야메지역 내에서도 특히 차의 생산이 활발한 지역이다. 호시노무라에서 1946년에 창업하여 전통을 지키며 옛 방식으로 차를 만드는 방법을 현대에 전하고 있는 “호시노세이차엔(星野製茶園)”을 방문하였다.
우리를 반겨준 것은 호시노세이차엔의 전무이사인 야마구치 신야(山口真也)씨. 온화하고 상냥한 분위기의 소유자이지만, 실은 차의 감식안을 겨루는 “전국 차 심사 기술 경기대회”에서 3차례 우승을 거두어, 최고위의 “차 심사 기술 10단(차 장인 10단(茶師十段)”의 칭호를 사상 최연소인 32세에 획득한 스페셜리스트이다. 현재 41세. 야메차의 미래를 짊어진, 드문 재능을 지닌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생산자의 찻잎을 공장에서 가공하여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야마구치씨의 주요 업무이다. 제품의 출하 전과 의뢰가 있을 때에, 차의 품질을 체크하는 것이 야마구치씨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 공정의 일부를 살짝 엿보았다.

야마구치씨는 찻잎의 무게와 감촉, 향, 색 등을 철저하게 비교, 관찰하여, 그곳에서 느껴지는 아주 작은 차이를 느낀다. 예를 들어 같은 생산자의 차라 해도 차 농원의 토질, 품종, 재배 방법, 비료 관리, 차로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서 색과 향이 변하게 된다.

맛을 볼 때는 전용 스푼을 사용하여, 향과 맛을 확인한다. 품평회 등에서 많은 차를 시험할 때는, 와인 테이스팅과 같이 소량씩 맛을 본다.

차의 품평은 감점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비교할 때는 결점을 찾는다고 한다. 차가 산화할 때의 “이상한 향”과 생찻잎이 “상할 때 나는 냄새”를 가려내고, 찻물의 색을 관찰한다. 마지막으로 입에 머금고 맛, 감칠맛, 코를 통해 빠져나가는 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감각에 의해 좌우되는 이 섬세한 작업을 항상 정확하게 실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특별한 훈련이 필요한 것일까. 야마구치씨에게 물어보니 “특별한 건 없답니다. 굳이 말하자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일까요”라고 허전한 답이 돌아온다. “특별한 무언가 보다도 매사에 철저하게.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매일 철저하게 쌓아가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간단해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차세대 리더를 방문하여

다음으로, 야마구치씨의 안내를 받아 찾은 장소는 호시노세이차엔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호시노키라쿠엔(星の喜楽園)”. 야마구치씨와 함께 멋진 차밭을 둘러보았다. 차밭을 안내하여 준 다나카 쇼타(田中将大)씨는 야마구치씨와 같은 세대의 생산자 중 한 명이다. 젊은 생산자가 모이는 청년회를 통솔하는 리더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저기에 보이는 게 일본에서 대표적인 품종 “야부키타”, 저쪽은 야메의 에이스적인 품종 “사에미도리”입니다”라며 밭을 안내하는 다나카씨. 하나의 밭이더라도 장소에 따라서 토질과 일조량이 제각각이어서 같은 품종이더라도 기후나 토지의 조건에 따라서 성장의 정도가 다르다. 게다가 생산효율과 시장의 수요를 고려하며 그 장소에서 가장 적합한 품종, 차의 종류를 선택하여 수년에 걸쳐 밭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부지 내의 구획정리와 다품종을 기르는 수고는 상상을 초월할 것임이 틀림없다.

겨울에 단단해진 잎을 3월경부터 솎아내고 싹이 나오면 소독하여 피복 작업(※새싹의 생육 중에 차밭을 차광용 재료로 덮어서 일정 기간 빛을 차단하여 키운다)을 한다. 그런 다음, 첫 수확, 두 번째 수확의 찻잎을 따는 작업을 진행한다. 재배부터 수확까지의 공정은 매년 대략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1년간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일은 없다. 기후에 따라서 변하는 밭의 상태를 살피며, 가장 좋은 타이밍에 찻잎을 딴다. 이를 위하여 다나카씨를 비롯한 생산자들은 매일 정성껏 밭을 가꾸며 찻잎의 가능성을 최대한 높여간다.
“면밀하게 계산하지 않으면 맛있는 차는 만들어지지 않아요. 아라차(荒茶 - 제품이 되기 전 단계의 가공) 공장에서 가공할 때까지는 생산자의 기술에 달려 있으므로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죠. 시장의 수요를 분석하여 고객들께 만족을 드릴 수 있는 차를 전달해야 하므로, 시대에 맞추는 기동력과 유연성도 중요합니다. 대담하면서도 섬세하고 치밀하다. 그런 다나카씨의 성격이 차에도 나타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야마구치씨는 경의를 표한다.
야메차의 생산자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또한, 생산자 수 자체도 매년 감소추세에 있다. 그래서 다나카씨와 야마구치씨가 중심이 되어서 생산자와 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교환하거나 교류를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고 한다. 횡으로 업계를 연결하는 길을 창출하여 20, 30대의 젊은이들을 육성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야마구치씨로부터 프로로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덕분에 저희도 다음 1년을 위해서 개선이나 도전이 가능해집니다.” (다나카씨). 밭의 상태를 알고, 제조자와 의견을 나누며 더욱 맛있는 차를 만든다. 이를 위하여 자신의 오감을 날카롭게 다듬으며 차밭과 마주하는 야마구치씨의 자세는, 실로 냉정하면서도 정열적이었다.
다나카씨도 야마구치씨도, 서로의 지식과 경험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다나카씨의 마음이 밭에 듬뿍 담기고, 이를 이어받은 야마구치씨가 소비자에게. 야메차에 담긴 마음은 사람을 통해 사람에게로 퍼져나간다.
차의 세계에 끌려 들어간 표현가

도쿠부치 스구루(德淵卓)씨는 후쿠오카시 주오구 아카사카에 있는 “万-yorozu-“의 오너이다. 약 10여 년 전인 2012년에 후쿠오카에서 일본의 차와 술의 전문점을 오픈한 선구자이다.

차를 제공하는 스페셜리스트인 도쿠부치씨가 이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후쿠오카 덴진(天神)의 호텔에서 바텐더로 근무하던 20대 초반 무렵. 일본의 양식 미를 전하는 전위적인 화과자(和菓子) 가게 “HIGASHIYA”의 대표 오가타 신이치로(緒方慎一郎)씨와의 만남이 계기였다. 양주와 칵테일이 친숙했던 바텐더 도쿠부치씨에게 있어서 사케와 소주, 일본 차를 통하여 일본 양식의 가치를 재구축하려는 오가타씨의 생각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그 이후, 차를 비롯하여 일본의 양식 미를 깊게 파고들어, 표현하려고 해 온 도쿠부치씨. 야마구치씨와의 만남으로 차의 매력을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万-yorozu-“에서는 야마구치씨가 조절, 납품한 야메의 교쿠로(玉露)를 맛볼 수 있다.

“차를 끓일 때의 물을 긷는 소리, 찻잎의 향. 그 모든 것을 오감으로 느끼셨으면 합니다. 교쿠로라면 역시 “최초의 한 방울”입니다. 이 한 방울에 역사와 전통, 토지의 맛, 만든이의 마음,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기호품은 달리 없으므로, 교쿠로의 주문을 받았을 때에는 평소보다 긴장되곤 합니다.” (도쿠부치씨)

낮은 온도에서 찻잎의 맛이 응축된 최초의 한 방울은 입에 머금으면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선명하고 강렬한 향과 맛이 입 안에서 퍼진다. 게다가 첫 번째 우려낸 찻물을 완전히 따른 후에, 2번째, 3번째로 온도를 바꿔가며 즐기는 교쿠로는 그동안 느껴본 적이 없는 특별한 체험이 될 것이다.

야메의 교쿠로와 함께 즐기시길 추천하는 것이 사계절에 맞춘 일본의 전통 과자들. 잘 익은 올리브 오일과 호시노무라산 맛차를 사용한 “긴지루시(金印) 올리브오일 젤라토”와 같은 디저트도 계절별로 등장한다. 디저트의 단맛이 차의 향과 맛을 북돋우어, 2번째, 3번째의 맛에 깊이를 더해준다.

“생산자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야마구치씨고, 그 마음을 받아들여 해석하여, 손님들께 표현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그것이 또 많은 분께 전해진다면 좋은 연쇄반응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도쿠부치씨)
야메차에 담긴 마음과 그 표현자들. 그 연결고리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계속해서 가치를 전해주고 있다.
<Craftman/Shop data>

(사진 좌측 상단)
야마구치 신야(山口真也) Yamaguchi Shinya
후쿠오카 호시노무라에서 차 제조업을 하고 있는 호시노세이차엔(星野製茶園)의 전무이사. 차 심사 기술 10단, 일본 차 인스트럭터.
◆호시노세이차엔(星野製茶園)
후쿠오카현 야메시 호시노무라 8136-1
0943-52-3151
※공장 견학은 문의 필요
Please be aware that tours and telephone reception are provided in Japanese only.
(사진 우측)
다나카 쇼타(田中将大) Tanaka Shota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호시노키라쿠엔”의 젊은 대표로서 차의 생산에 전념하고 있다.
◆호시노키라쿠엔(星の喜楽園)
후쿠오카현 야메시 호시노무라 10757-3
0943-52-3939
(좌측 하단)
도쿠부치 스구루(德淵卓) Tokubuchi Suguru
2012년에 차 공방 “万-yorozu-“을 개점. 옛부터 내려오는 일본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현대에 걸맞은 새로운 차 양식을 모색하는 일반사단법인 “사보에(茶方會)”의 맴버 중 한 명이기도 하다.
◆万-yorozu-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 주오구 아카사카 2-3-32
+81-92-724-7880
■야메차의 발상지 “레이간지(霊巌寺) 절”
약 600년 전, 에이린슈 즈이젠지(栄林周瑞禅師)가 명나라에서 들여온 차 열매를 심어서, 재배와 차 제조의 지도를 시작했다고 전해지는 장소.
야메시 구로기마치(黒木町) 가사하라(笠原) 9731
0943-42-4311
https://www.city.yame.fukuoka.jp/soshiki/6/k1/4/1455882137506.html
Interview and text: Mayuu Yasunaga(Chikara)
Photography: Keiichiro Todaka(103photo)
Project Direction: Chikara
Translation: Aaron Schwarz
Nearby sightseeing spots:
Yame Central Tea Garden
Travel inland to Yame City in southern Fukuoka Prefecture and you’ll inexplicably find yourself surrounded by an ocean. An ocean of green, that is. It’s the only way to describe the mesmerizing, sprawling tea fields of the Yame Central Tea Garden (Yame Chuo Daichaen).

<Infomation>
ITINERARIES: Long Stay in Yame: Workation in Fukuoka’s Tea Country